‘배구여제’ 김연경(34·흥국생명)의 등장으로 평온했던 홍천군이 순식간에 들썩였다.
8일 강원도 홍천의 홍천체육관에서 진행하는 여자 프로배구 서머매치 개막경기를 앞둔 김연경은 이날 기자회견 장에 등장했다. 흥국생명에 입단한 뒤 처음으로 공식 석상에 얼굴을 비췄기 때문에 많은 이목이 집중됐다.
김연경은 지난 달 21일 여자부 역대 최고 금액인 1년 총액 7억원(연봉 4.5억+옵션 2.5억)에 ‘친정팀’ 흥국생명으로 복귀해 큰 화제를 몰고 왔다. 김연경의 연봉은 현재 V-리그에서 뛰는 여자부가 받을 수 있는 최고액이다.
그러나 김연경은 이처럼 여자부 최고 연봉을 받게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배구 팬들 사이에서는 ‘여자부 차별’이라는 원성을 사고 있다. 이는 한국배구연맹(KOVO)이 여자부에 대해서는 선수 개인에 대한 상한선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이 날 김연경은 샐러리캡 제도에 조심스럽게 언급했다. “여자부와 남자부의 차이가 많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면서 “모든 후배들이 좋은 환경에서 뛸 수 있게 샐러리캡 문제는 잘 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해외 구단에게 김연경은 여전히 관심의 대상이다. 그러나 김연경은 더 좋은 조건을 거절하고 국내 복귀를 택했다. 이에 대해 “내가 가고 싶은 방향을 위해서” 라며 구체적인 방향성에 대해선 “아직 결정된 것이 없다” 고 덧붙였다.
김연경은 2005년에 흥국생명에 입단했다. 흥국생명에서 4시즌을 보낸 뒤 해외 리그에 진출했다. V-리그는 정규리그 전체 경기의 40%이상 출전한 선수 중 5시즌을 보내면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는다. 이로써 2022-2023 시즌을 흥국생명에서 마무리하게 되면 김연경은 1년 뒤 FA 자격을 얻게 된다. FA가 된 김연경의 다음 행보가 배구 팬들 사이에선 최대 관심사다. 다만 김연경은 이 부분에 대해선 말을 아끼며 “팀 성적을 올리는데 목표를 두겠다”며 흥국생명 재건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한편 흥국생명은 지난 시즌 내부 문제가 드러나며 최악의 시즌을 보냈다. 시즌을 6위(/7위)로 마무리한 뒤 흥국생명은 곧바로 리빌딩에 들어갔다. 새 사령탑으로는 권순찬 신임 감독을 선임했다. 갑작스럽게 사령탑으로 부임하게 된 권 감독에게 김연경은 천군만마 같은 존재다.
김연경의 풍부한 경험과 뛰어난 실력, 그리고 선수들을 아우르는 리더십은 흥국생명에게 큰 보탬이 될 것이다. 이 날 김연경은 후배들의 기량과 선수단 분위기에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우승권은 힘들지만 최선을 다하겠다’며 남다른 각오를 보여줬다.
지난 4일 팀 훈련에 합류한 김연경은 늦은 합류 탓에 서머매치에 출전은 못한다. 하지만 8일 홍천군 배구 꿈나무를 대상으로 한 재능 기부 행사에 참여하며 어린 꿈나무들에게 좋은 추억을 선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