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프로배구 V리그에 새로 도입된 아시아 쿼터제가 프로배구 여자부 순위 싸움에 지각변동을 일으키고 있다.
각 팀에서 선택된 아시아 쿼터 선수들이 외인 못지않은 활약을 펼치며 에이스 역할을 하고 있다.
여자부에서 정관장 메가왓티 퍼티위(등록명 메가)가 대표 주자다. 지난 26일 흥국생명과의 경기에서 31득점을 기록하며 공격 성공률 49.15%, 공격 점유율 38.82%를 책임지며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10월 27일 기준 총 3경기를 소화한 메가는 73득점으로 7위에 위치해, 리그 득점 10위권 내에 유일한 아시아쿼터제 선수이다.
주전 미들블로커 최가은이 이탈한 페퍼저축은행은 엠제이 필립스(등록명 필립스)를 영입했다. 필립스는 리그 이동공격 1위(공격 성공률 54.9%), 블로킹 3위(세트당 0.82개)에 올랐다.
지난 시즌 36경기 중 31경기를 지는 등 어려움을 겪었던 페퍼저축은행은 4경기에 나서 2승 2패로 5위에 위치했다.
세터가 고민이었던 IBK기업은행은 전체 1순위로 지명한 폰푼 게드파르드(등록명 폰푼)를 주전으로 발탁했다. 기업은행은 개막 후 세 연속 패배를 당했지만 현대건설과 GS칼텍스와의 경기에서 각각 한 세트씩을 가져오며 개선을 보였다.
각 팀의 감독은 아시아 쿼터 플레이어의 추가로 선수 관리가 더 수월해졌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강성형 현대건설 감독은 25일 한국도로공사와의 경기를 앞두고 "위파위의 점프, 서브 능력이 좋아서 팀 전력에 큰 도움이 된다”라고 말했다.
아본단자 흥국생명 감독은 “아시아쿼터 선수 제도로 각 팀의 수준이 많이 올라온 것 같다. 해당 선수들을 기용함으로써 기존 국내 베테랑 선수들이 휴식을 취할 수 있게 됐다. 포지션 내 경쟁도가 올라가 전반적으로 성장하는 듯하다"라고 언급했다.
한편, 아시아쿼터제 도입으로 국내 선수층이 크게 위축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아직 1라운드 중반을 지나선 시점이지만, 지난 시즌까지 주전급으로 활약했던 다수의 선수들의 출전 시간이 크게 줄어들었다.
V리그 경쟁력을 높이려면 국내 선수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줘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아본단자 감독은 "그 생각과는 반대다. 주위의 레벨이 높아야 스스로 발전하고, 레벨도 올라간다. 갖춰진 환경에만 적응하는 것은 선수의 성장을 더디게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