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부와 남자부 모두 '하위권 팀의 반란'이 돋보였다.
2023 구미·도드람컵 프로배구대회(KOVO컵)이 13일(이하 한국 시각) 열린 삼성화재와 OK금융그룹의 남자부 결승전을 마지막으로 2주간의 여정을 마무리했다.
여자부는 GS칼텍스가 지난해 대회에 이어 이번 대회에서도 우승을 거머쥐며 '여름 배구'에 강한 모습을 보였다. 남자부는 OK금융그룹이 창단 첫 KOVO컵 우승컵을 들어 올리며 이변을 연출했다.
1. '디펜딩 챔피언' GS칼텍스, 통산 6번째 코보컵 우승
'디펜딩 챔피언' GS칼텍스가 KOVO컵 2연패를 달성하며 통산 6번째 KOVO컵 우승을 일궈냈다. GS칼텍스는 지난 5일 열린 IBK기업은행과의 결승전 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3-1(26-28 25-23 25-13 25-21)로 꺾고 대회 우승을 차지했다.
이날 GS칼텍스는 유서연-강소휘-권민지로 이루어진 삼각편대의 강력한 공격력을 앞세워 승리를 가져왔다. 유서연(22득점)과 강소휘(21득점)는 43득점을 합작하며 팀의 공격을 이끌었고, 권민지는 15득점을 올리며 힘을 보탰다.
올해 GS칼텍스의 새 주장으로 선임된 강소휘는 결승전에서만 21득점, 공격 성공률 47.62%를 기록, 기자단 투표 31표 중 27표를 가져가며 이번 대회 MVP로 선정됐다. 이로써 통산 3번째 컵대회 MVP에 선정된 강소휘는 남녀부를 통틀어 해당 부문 최다 수상자가 됐다. 대회 내내 GS칼텍스의 주전 세터로서 경기를 이끈 김지원은 여자부의 라이징 스타로 선정되며 성장 가능성을 입증했다.
2. OK금융그룹, 오기노 체제 아래 '창단 첫 KOVO컵 우승'
오기노 마사지 감독이 부임 2개월 만에 OK금융그룹의 우승을 이끌었다. 13일 오후 1시 30분에 열린 OK금융그룹과 삼성화재의 결승전에서 OK금융그룹이 세트 스코어 3-1(25-23 22-25 25-23 25-20)로 승리, 창단 첫 KOVO컵 우승을 달성했다.
지난 2015년, 2019년, 2021년에 열린 컵대회에서 준우승에 그쳤던 OK금융그룹은 4번의 도전 만에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신호진은 이날 34득점을 올리며 양 팀을 통틀어 가장 많은 득점을 뽑아냈다. 차지환은 23득점을 만들어내며 뒤를 받쳤다.
MVP 주인공은 신호진이었다. 결승전에서 34득점, 공격 성공률 72.34%의 '미친 활약'을 보여준 신호진은 기자단 투표를 통해 31표 중 27표를 챙기며 MVP 수상에 성공했다. 라이징 스타상은 7득점을 올리며 우승에 힘을 보탠 이진성의 품으로 돌아갔다.
3. 새 시즌 기대감 높인 '하위권의 반란'
이번 KOVO컵에서는 2022/23시즌 하위권에 그쳤던 팀들의 '반란'이 눈에 띄었다. 여자부 결승전에 오른 GS칼텍스와 IBK기업은행은 지난 시즌 각각 5, 6위에 그쳤었고, 남자부 결승전 출전권을 따낸 OK금융그룹(5위)과 삼성화재(7위)도 지난 시즌 최하위권에 머물렀다.
GS칼텍스는 지난 7월 주전 세터 안혜진이 어깨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하며 위기에 봉착했다. 다행스럽게도 김지원이 대회 기간 안정적인 경기 운영을 했고, 주포 강소휘과 유서연도 좋은 공격력을 펼쳤다. 그 결과 GS칼텍스는 KOVO컵 2연패를 이뤄낼 수 있었다.
남자부 우승팀 OK금융그룹 역시 대회 개막 전에는 약팀이라 평가받았으나, 오기노 감독의 지휘 아래 약점이었던 블로킹을 보완하며 한 단계 성장한 모습을 보였다.
KOVO컵은 대부분의 구단이 100%의 전력으로 치르는 대회가 아니다. 정규 시즌 각 팀의 전력은 KOVO컵과 차이가 크고, 단기전과 달리 많은 변수가 작용한다. 하지만 하위권 팀들은 이번 대회에서 다음 시즌을 기대케 하는 성장을 이뤄냈다. 과연 이번 대회에서 반란을 일으킨 하위권 팀들이 정규 시즌에서도 돌풍을 이어갈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