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23 도드람 V리그' 남자부가 22일 오후 2시 인천 계양 체육관에서 '디펜딩 챔피언' 대한항공 점보스와 '2021/22시즌 2위' KB손해보험 스타즈의 경기를 시작으로 6개월간의 대장정에 돌입한다. 2022/23 V리그 남자부 개막에 앞서 남자부 7개 구단을 살펴보고자 한다.
"새로운 왕조 구축을 꿈꾸는 V리그의 절대적 1강, 대한항공 점보스"
대한항공 점보스
지난 시즌 대한항공 점보스(이하 대한항공)는 2020/21 시즌에 이어 다시 한번 통합우승을 달성하며 V리그의 최강자로 우뚝 섰다. 올 시즌 개막에 앞서 대한항공은 정지석, 곽승석, 김규민 등 팀 내 핵심 선수들과 재계약에 성공했다. 2021/22시즌 정규리그 공격 4위(54.03%)에 오른 외국인 선수 링컨도 팀에 잔류하며 대한항공은 기존 '우승 멤버'에서 큰 변화 없이 2022/23시즌을 치르게 되었다.
대한항공은 경험과 경기 운영 능력을 두루 겸비한 '리그 정상급 세터' 한선수가 주전으로 팀을 이끌고 있다. 여기다 '주전급 백업 세터' 유광우까지 든든히 버티고 있어 강력한 세터 자원을 자랑하고 있다. 공격 라인업도 심상치 않다. 강서브와 공격 능력을 보유한 정지석과 링컨, 리시브 및 득점 능력을 탑재한 곽승석, 국가대표 아포짓 스파이커(라이트) 임동혁 등 화려한 공격진을 갖추고 있다. 대한항공은 다양한 공격 옵션을 보유하고 있어, 특정 선수가 부진하더라도 얼마든지 플랜B를 가동할 수 있다.
정규 시즌 개막 전, 대한항공은 주전 선수인 한선수, 곽승석, 김규민, 링컨 등이 빠진 상태에서 KOVO컵 우승을 차지했다. 주로 젊은 선수들이 출전해 컵대회 우승을 이뤄냈다는 점에서 대한항공이 두꺼운 선수층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을 엿볼 수 있다.
2022/23시즌 대한항공은 3시즌 연속 통합우승을 비롯해 팀 역사상 첫 트레블 달성에 도전한다. 올 시즌 대한항공이 통합우승에 성공한다면, 2011/12시즌부터 2013/14시즌까지 3시즌 연속 통합우승을 차지한 삼성화재 블루팡스에 이어 프로배구 역사상 3연속 통합우승을 차지한 2번째 팀이 된다. 막강한 선수진을 자랑하는 대한항공이 새로운 왕조 구축에 성공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디펜딩 챔피언을 위협하는 추격자들"
KB손해보험 스타즈
2021/22시즌 KB손해보험 스타즈(이하 KB)는 후인정 감독체제 아래, 창단 첫 챔피언결정전 진출 및 창단 첫 준우승을 일궈냈다. KB는 창단 이래 최고의 성적을 이뤄냈음에도 '케이타 원맨팀'이라는 평가는 피할 수 없었다. 그만큼 KB는 케이타에 대한 공격 의존도가 높았다는 점을 부정할 수 없다. 이는 기록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2021/22시즌 정규리그에서 케이타는 득점(1,285득점), 공격(성공률 55.51%), 서브(세트당 0.77), 퀵 오픈(성공률 69.32%) 등 총 4개 부문에서 1위를 차지하며 KB의 공격을 책임졌다.
올 시즌 KB가 직면한 가장 큰 숙제는 '케이타의 공백 메우기'이다. KB는 2022/23 시즌을 앞두고 니콜라를 새 외인 선수로 선택했다. 니콜라는 201cm의 큰 신장 및 강한 파워가 강점이지만, 테크닉, 서브 등이 아쉽다고 평가받고 있다. 그 때문에 세터 황택의 역할의 중요성이 더욱 대두되고 있다. 니콜라 역시 기대가 되는 선수이지만 V리그 사상 역대급 선수로 분류되는 케이타의 공백을 온전히 메우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결국 KB가 지난 시즌과 비슷한 공격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국내 선수 활약이 필수적이다. 2021/22시즌 각각 팀 내 득점 2위, 3위를 기록했던 김정호와 한성정이 제 역할을 해준다면, 니콜라의 어깨가 한결 가벼워질 것으로 보인다. 2022/23시즌 KB가 케이타의 그림자를 지우고 다시 한번 우승에 도전한다.
우리카드 우리WON
우리카드 우리WON(이하 우리카드)은 다가오는 2022/23시즌을 앞두고 많은 멤버 교체를 감행했다. 지난 4월, 삼성화재와의 트레이드를 통해 미들 블로커(센터) 하현용, 아웃사이드 히터(레프트) 류윤식, 리베로 이상욱, 세터 이호건, 홍기선을 내주고 세터 황승빈, 이승원, 아웃사이드 히터 정성규를 영입했다. 우리카드는 지난 9월 다시 한번 한국전력과의 2:2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세터 하승우와 리베로 장지원을 내주고 아웃사이트 히터 김지한과 리베로 오재성을 영입한 것. 우리카드는 비시즌 두 차례의 트레이드를 통해 우승에 대한 강한 열망을 드러냈다.
2022/23시즌 개막을 앞두고 우리카드는 트레이드를 통해 전력을 보강했다. 즉전감 선수 영입을 통해 전력 보강을 이뤄냈지만, 선수들 간의 호흡을 맞추는 것에는 시간이 소요될 수밖에 없다. 그런데도 우리카드의 공격력이 기대되는 이유는 분명하다. 지난 시즌 공격(성공률 55.42%) 2위, 득점(568득점) 8위를 기록한 나경복을 비롯해, 안드리치, 송희채 등 쟁쟁한 선수들이 코트 위를 지키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팀의 핵심 전력으로 분류되는 미들 블로커 김재휘의 부상이 치명적이다. 김재휘가 재활을 마치고 팀에 합류한다면, 우리카드 전력에 큰 보탬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카드는 지난 4년 연속 봄배구에 진출하며 남자부 강팀으로 자리 잡았다. 새 시즌을 앞두고 큰 변화를 감행한 우리카드가 쟁쟁한 우승 후보들을 제치고 창단 첫 우승에 도전장을 내민다.
한국전력 빅스톰
한국전력 빅스톰(이하 한국전력)은 지난 시즌 정규리그 4위를 차지하며 5년 만에 봄배구 진출했다. 이전까지는 포스트시즌에서 단 1승도 기록하지 못했으나, 2021/22시즌 준플레이오프에서 우리카드를 상대로 승리해 구단 역사상 첫 포스트시즌 승리를 거뒀다. 그러나 플레이오프에서 KB에 세트스코어 3-1로 패배하며, 아쉽게 봄배구를 마무리했다.
한국전력은 5년 만에 봄배구에 올려놓은 장병철 감독과 재계약을 하는 대신, 권영민 수석코치를 새 감독으로 임명했다. 또한 2016/17시즌부터 2018/19시즌까지 삼성화재에서 활약한 아웃사이드 히터 타이스를 새로운 외국인 선수로 선택하며 공격력을 보강했다.
2022/23시즌 한국전력은 박철우, 서재덕, 신영석 등 경험이 풍부한 고참 선수들을 비롯해 임성진, 하승우 등 성장 가능성이 충분한 어린 선수들의 조화가 돋보이는 팀으로 돌아왔다. 고참 선수들의 노련함과 젊은 선수들의 열정으로 똘똘 뭉친 한국전력은 시즌 개막전 개최된 KOVO컵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며, 올 시즌 우승 후보 대한항공에 맞설 강력한 대항마로 올랐다. 2022/23시즌, 한국전력은 그동안의 약팀 이미지를 벗고 강팀으로 거듭나기 위한 여정에 나선다.
"봄배구 진출을 꿈꾸는 구단들"
OK금융그룹 읏맨
창단 2번째 시즌인 2014/15시즌을 시작으로 2연속 우승을 차지하며 V리그의 역사를 새로 썼던 OK금융그룹 읏맨(이하 OK금융그룹)은 최근 화려했던 과거의 모습을 찾아볼 수 없다. 2020/21시즌 봄배구에 진출한 것을 제외하면, 봄배구와는 거리가 먼 구단에 분류된다.
OK금융그룹은 지난 시즌 유독 풀세트까지 가는 접전이 많았다. 그 때문에 지난 시즌 정규 리그 3위를 차지한 우리카드와 17승으로 승수는 동률을 이뤘지만, 승점 차가 커졌다. 결국 OK금융그룹은 다음 시즌을 기약할 수밖에 없었다. 이번 시즌 OK금융그룹이 봄배구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풀세트 경기를 최소화해야 한다.
OK금융그룹은 지난 시즌 득점(870득점) 3위, 공격(성공률 54.48%) 3위, 서브(세트당 0.50) 4위, 오픈공격(성공률 50.97%) 1위 등을 기록하며 대활약한 든든한 용병 레오와 올 시즌에도 함께한다. 토종 에이스 조재성, 차지환 등이 레오와 함께 공격 부담을 나눠 가진다.
3라운드 이후, 주전 세터 이민규 및 에이스 송명근이 군 복무를 마치고 팀에 합류할 예정이다. OK금융그룹이 정규리그 전반기만 잘 버텨낸다면, 올 시즌 봄배구 진출을 노려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화재 블루팡스
8연속(2007/08시즌~2013/14시즌) 우승컵을 들어올리며 V리그 남자부를 지배했던 삼성화재 블루팡스(이하 삼성화재)는 화려했던 왕조 시절에서 점점 멀어지고 있다. 지난 4시즌 동안 4위, 5위, 7위, 6위 등 중하위권 순위를 기록하며 플레이오프에 나서지 못했다. 삼성화재는 왕조 재건을 위해 삼성화재 '레전드' 김상우 감독을 신임 감독으로 선임했다.
미들 블로커와 리시브 라인 보강을 위해 삼성화재는 우리카드와 3:5 트레이드를 단행, 선수단을 개편했다. 이 트레이드로 미들 블로커 하현용, 아웃사이드 히터 류윤식, 리베로 이상욱, 세터 이호건, 홍기선 등이 삼성화재 유니폼을 입게 되었다. 여기에 지난 2월 말, 소집해제 한 세터 노재욱이 올 시즌 주전 세터로 활약한다.
삼성화재는 지난 시즌 팀 득점(2,982득점) 7위, 공격(성공률 49.29%) 6위를 기록하며 공격력에서 큰 약점을 노출했다. 2022/23시즌을 앞두고 가진 남자부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 이크바이리를 품에 안았지만, 이크바이리에 압도적인 공격력을 기대하기는 힘들다. 결국 황경민, 신장호 등 국내 선수의 활약도 필요한 상황. 신임 감독의 지휘 아래, 삼성화재가 다시 V리그 강자로 우뚝 설 수 있을까.
현대캐피탈 스카이워커스
현대캐피탈 스카이워커스(이하 현대캐피탈)는 지난 2019-20시즌까지만 해도 봄배구 단골이었다. 그러나 최근 2시즌, 6위와 7위를 기록하며 리그 최하위권에 머물러있다.
현대캐피탈이 지난 2시즌 간 부진에 시달린 가장 주요한 원인은 '세터 자원의 부재'이다. 2017/18시즌 이후, FA 이적한 전광인의 보상 선수로 현대캐피탈의 주전 세터였던 노재욱이 한국전력으로 이적하면서 주전 세터 자리가 공석이 되었다. 노재욱이 떠난 자리는 이승원, 김형진, 김명관 등으로 채워졌지만, 이전과 같은 안정감을 기대하기 힘들다. 게다가 주전 세터 김명관이 부상으로 시즌 초반 경기에 나설 수 없는 상황이다.
이번 시즌 현대캐피탈이 좋은 선수진을 갖췄다는 것을 부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배구는 세터 놀음'이다. 안정적인 토스웍을 갖춘 세터가 없다면 높은 성적을 거두기도 쉽지 않다. 리빌딩을 마친 현대캐피탈이 '배구 명가'의 이름을 되찾을 수 있을까.
리그 정상급의 선수단, 탄탄한 조직력으로 뭉친 대한항공은 지난 2시즌 연속 통합우승을 차지하며 막강한 저력을 과시했다. 올 시즌 대한항공은 3시즌 연속 통합우승, 트레블 달성이라는 더 큰 목표를 바라보고 있다. 신흥강자 우리카드와 KOVO컵 준우승 돌풍을 일으킨 한국전력이 우승 후보 대한항공을 견제해 V리그의 판도를 바꿀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