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건으로 선수 폭행 논란에 휨싸인 고양 소노 김승기 감독이 스스로 지휘봉을 내려놨다.
소노는 22일 구단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김승기 감독이 최근 일어난 논란과 물의에 책임을 지고 자진 사퇴했다”고 발표했다.
구단에 따르면 김 감독은 “프로농구 팬들에게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며 “선수단 분위기 쇄신을 위해 사임하겠다”는 의사를 전했다. 소노는 김 감독 자진 사퇴 후 “김 감독의 후임 지도자를 물색하고 있다”며 이른 시일 내에 차기 감독을 선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 감독은 지난 10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서울 SK와의 원정 경기 때 라커룸에서 수비 지시 사항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한 선수를 강하게 질책했다. 이 과정에서 선수를 향해 작전판 지우개를 던진 데 이어 젖은 수건을 휘둘렀고, 선수는 수건에 얼굴을 맞아 폭행 논란이 불거졌다.
소노 구단은 자체 조사 후 지난 20일 KBL에 재정위원회 개최를 요청했다. 구단의 요청 외에 KBL 클린바스켓 센터에도 이 사안 관련 신고가 접수되면서 KBL은 사실관계 파악에 나섰다.
클린바스켓 센터는 KBL이 공정하고 투명한 프로농구 경기 환경 조성을 위해 운영하는 조직으로, 각종 부정행위 관련 신고를 익명으로 받는다. 아울러 KBL은 김 감독이 사퇴한 것과는 상관없이 신고 내용의 사실 여부를 확인한 뒤, 필요에 따라 제정위원회를 열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 감독은 2005/06 시즌 은퇴 후 원주 동부(현 DB)의 코치로 지도자 인생을 시작했다. 이후 2015/16시즌부터 안양 인삼공사(현 정관장) 감독 대행으로 프로농구 사령탑에 데뷔하면서 2016/17시즌 통합우승, 2020/21시즌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이끈 지도자다.
2022년에는 소노 전신인 고양 캐롯의 초대 감독으로 선임돼 일명 ‘양궁 농구’로 팀을 4강 플레이오프까지 이끌며 감독으로서 역량을 제대로 보여줬다.
하지만 논란도 많았다. ‘경기 종료 후 심판에게 부적절한 언행’으로 KBL로부터 징계만 6번 받았으며 지난해에는 11월 19일 원주 DB전에서 경기 후 상대 코칭스태프에게 폭언과 욕설을 해 KBL로부터 제재금 1,000만 원 중징계를 받았다.
잦은 구설수에 올랐던 김 감독은 결국 선수 폭행 가해자로 지목돼 불명예스럽게 감독 지휘봉을 내려놓게 됐다.
소노는 이번 시즌 5승 5패로 5위에 올라 있으며 28일 DB와의 원정 경기를 앞두고 있다. 사령탑의 선수 폭행으로 팀내 분위기가 가라앉은 상황에서 후임 감독이 분위기를 환기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