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위즈 주장 박경수가 22년 간의 프로선수 생활을 마무리한다.
박경수는 지난 11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KBO리그 포스트시즌' LG와의 준플레이오프 5차전 경기에서 KT가 패하자, 은퇴를 발표했다.
성남고를 졸업한 박경수는 지난 2003년 KBO 신인 드래프트에서 1차 지명으로 LG에 입단했다. 박경수는 프로 입성부터 대형 유망주로 주목받았지만, LG에서는 만년 유망주라는 꼬리표를 떼지 못했다.
프로 데뷔 12년 만인 2015년 FA(자유계약선수)를 통해 신생팀 KT로 이적한 박경수는 KT 이적과 동시에 기량이 만개하며 단숨에 팀의 핵심 선수로 떠올랐다.
KT가 창단 7년 만에 첫 통합우승을 달성했을 때도 주장 박경수의 활약이 컸다. 당시 두산과의 한국시리즈 경기에서 연달아 호수비 쇼를 펼치며 팀의 첫 우승을 이끌었다.
당시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 수비 도중 종아리 파열 부상을 당해 4차전 출전이 좌절됐지만, 덕아웃을 지키며 창단 첫 통합 우승의 순간을 함께 했다.
올 시즌 부상으로 5경기에 출전하는 데 그친 박경수는 시즌 초반 이후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하지만 이번 시즌 내내 주장으로서 1군 선수단과 동행하며 훈련 중 베팅볼을 던지며 궂은일을 자처하고, 팀원들의 멘탈을 케어하는 등 묵묵히 자신의 역할을 다하며 팀의 가을야구 돌풍에 힘을 보탰다.
지난 10년간 KT의 역사를 함께 써 내려간 '정신적 지주' 박경수는 올 시즌을 끝으로 선수로서의 여정을 마무리한다.
박경수는 준플레이오프가 막을 내린 후 "프로선수 생활을 잠실구장에서 시작했는데, 마지막도 잠실에서 하게 됐다"면서 "사실은 실감이 나지 않는다. 경기 후 후배들에게 할 말이 많았지만, 그저 수고했다는 한마디로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뭉클하면서도 우리 선수들이 너무 대견하고 자랑스럽다"며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모를 정도로 정말 고맙고 미안하다"며 후배들에게 애틋한 마음을 드러냈다.
마지막으로 박경수는 "누구보다 우리 팀을 사랑했다. 팀이 잘됐으면 하는 마음이 컸다. 주장을 6번이나 맡은 이유도 그것 때문이다"라며 "팬분들에게도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KT 팬들에게 감사를 표했다.